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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1/태종실록

벼락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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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6년 7월 11일 근신과 더불어 벼락의 이치 및 재이·복서 등의 일을 논하다

 

사람이 벼락에 맞아 죽는 경우가 많아지자, 태종은 궁금해하면서도 두려워했다.

 

태종 : 벼락이 사람에게 치는 게 무슨 이치인지 모르겠네?

 

신하들 : 벼락은 천벌입니다. 사람의 죄가 넘치면 하늘에서 내리치는 것이에요.

 

태종 : 책에서 보니까 권신과 간신은 죄가 역대급인데도 천벌을 받지 않았어. 아마 어쩌다가 벼락을 맞는 거일 거야.. 그런데 내가 맞을까 봐 두려워.

 

태종 : 천변은 ‘사람의 마음에 달려있다’던가 ‘나의 기가 순하면 천지의 기도 순하다’라고 옛글에 나와있었어. 나도 여러 사람 중 한 명이라 내 기도 순할까? 하늘은 착하면 복을 주고 악하면 화를 주는데, 나중에야 이르니 사람들은 의심한단 말이지.

 

신하들 : 이가 있으면 기가 있는법이에요. 그러나 기는 빠르고 이는 더뎌서, 착한 일을 해도 복이 없고 악한 일을 해도 화가 없어요. 이른 바 미정의 하늘인 것이죠.

 

태종 : 젊을 때 점을 쳤는데, 왕위에 오른다고 한 사람은 없었어. 근데 문성윤만이 얘기해서 마음이 불편했었어. 정종이 나를 장군도통사로 임명하는 걸 말렸을 때도 그랬고. 방간이 형이 박포의 말을 믿은 것도 그랬어.

 

벼락이 치는 이유를 사람의 기가 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태종이었다. 과거의 행적을 볼 때 약간 찔리지 않았나 싶다. 일종의 고해성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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