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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1/태종실록

사관, 어디에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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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4년 2월 8일 임금이 사냥하다가 말에서 떨어졌으나 사관에게 알리지 못하게 하다

 

사관의 본분이란 무엇인가. 누가 뭐래도 임금의 일거수일투족을 적을 수 있는 대쪽 같은 성품을 가져야 하지 않았을까?

 

태종이 사냥을 하다가 말에서 떨어지는 진풍경을 사관이 놓치지 않을리가 없었다. 태종도 부끄러운지 사관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는데 그런 건 없었다. 실록에 있는 그대로 올라간다.

 

친히 활과 화살을 가지고 말을 달려 노루를 쏘다가 말이 거꾸러짐으로 인하여 말에서 떨어졌으나 상하지는 않았다.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사관(史官)이 알게 하지 말라."
하였다.

 

실록을 만들때 임금의 모든 행동을 넣는 것은 아니다. 여러 번의 검토 과정을 거쳐 기록할 만한 것만 실록에 올린다. 그럼에도 이 에피소드가 살아남았다. 사관들이 자신들을 얼마나 뿌듯하게 여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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