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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전문 해결사 『태조(太祖)께서 정안군(靖安君)에게 일렀다. "명나라 황제가 만일 묻는 일이 있다면 네가 아니면 대답할 사람이 없다." 정안군이 대답하였다. "종묘와 사직의 크나큰 일을 위해서 어찌 감히 사양하겠습니까?" 이에 태조가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말하였다. "너의 체질이 파리하고 허약해서 만리의 먼 길을 탈 없이 갔다가 올 수 있겠는가?" 조정 신하들이 모두 정안군이 위험하다고 하니, 남재(南在)가 말하였다. "정안군이 만리의 길을 떠나는데 우리들이 어찌 베개를 베고 여기에서 죽겠습니까?" 하고서 스스로 따라가기를 청하였다.』태조3년(1394) 6월 1일 정안군은 훗날 태종이다.명나라에 왕자가 가는 것은 모험이었는데, 볼모로 잡힐 수 있기 때문이었다.그럼에도 가게 되는 건 아마 최후의 보루이지 않았을까.명나라와..
조선 임금은 추석에 무엇을 했나 옛 임금은 추석때 무엇을 했을까 조선왕조실록에서 추석을 검색해보았다. 막상 찾아보니 대부분 제사를 지낸 이야기가 많았다. 여기서는 임금이 직접 추석제를 지낸 기록을 위주로 언급한다. 『상왕이 추석제(秋夕祭)를 제릉(齊陵)에 행하였다.』 태종 2년(1420) 8월 13일 태종실록에서 처음으로 추석제가 기록되어있다. 그런데 막상 추석제를 지낸 건 상왕이 된 정종이다. 추석 당일이 아닌 2일 빨리 시행했다는 것 또한 특이사항이다. 제릉은 태조의 아내였던 신의황후의 무덤이다. 『세자(世子)에게 명하여 인소전(仁昭殿)에 추석(秋夕) 별제(別祭)를 행하도록 하였다.』 태종 7년(1407) 8월 15일 별제의 뜻은 두 가지가 있다. ①천재지변이나 흉사(凶事)로 인한 액막이를 하고자 베푼 특별한 제사. ②기일(忌日)이..
명나라 황제의 까다로운 입맛 맞추기 『임금이 황제의 명령에 따라 이성(泥城)·강계(江界) 등지에서 와서 의탁한 여진(女眞)의 인물을 찾아 돌려보내기를 명하였다. 임금이 좌우(左右)에게 이르기를, "황제는 군사가 많고 정형(政刑)이 엄준(嚴峻)하였으므로 마침내 천하를 차지했지만, 사람을 죽임이 정도에 지나쳤으므로 원훈(元勳)과 석보(碩輔)들이 생명을 보전하지 못한 자가 많았고, 이에 우리 작은 나라를 자주 책망하면서, 강제로 청구함이 한량이 없었다. 지금 또 나에게 죄가 아닌 것을 책망하면서, 나에게 군대를 일으키겠다고 위협하니, 이것이 어린아이에게 공갈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하였다. 도승지 이직(李稷)이 아뢰기를, "그렇다면 무엇으로 대답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내가 또한 말씀을 낮추어 조심스럽게 섬길 뿐이다." ..
조선이라 불리게 되다 한국과 중국은 이전부터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고려가 멸망한 이후에 도 사신은 꾸준히 왕래를 하고 있었고, 조선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중국은 명나라였다. 아직은 국호가 없던 시절 명과의 외교관계를 살펴보자. 북경에서 조선 사신을 송별하는 그림 태조 1년 07월 17일 태조 즉위 07월 18일 관료들이 명나라에 사신을 보내자고 청함 (새로이 나라를 세웠으니 명나라의 인정이 필요했다.) 08월 29일 명나라에 조임이 사신으로 감 ‘태조가 즉위하게 된 사유를 알리는 표문’을 가져감 (아직 국호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태조를 권지고려국사로 칭했다.) 10월 25일 명나라에 정도전이 사신으로 감 ‘황제의 덕을 칭송하는 표문’을 가져감 (명나라 황제에게 점수를 따기 위한 것이었다.) 11월 27일 조임이 귀..
왕씨 모반사건 나라가 새워진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태조의 마음은 불안했다. 고려왕조를 다시 세우고 싶다는 열망, 언젠가 터질 그 열망이 조선에 잔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어이 사건이 터진 것은 태조가 조선을 세운지 3년이 되는 때였다. 『참찬문하부사(參贊門下府事) 박위(朴葳)를 순군옥(巡軍獄)에 가두었다. 처음에 동래 현령(東萊縣令) 김가행(金可行)과 염장관(鹽場官) 박중질(朴仲質) 등이 국가의 안위(安危)와 왕씨(王氏)의 명운(命運)으로써 밀성(密城)의 장님[盲人] 이흥무(李興茂)에게 점[卜]을 쳤는데, 일이 발각되자, 흥무(興茂)를 잡아 와서 순군옥(巡軍獄)에 가두고, 성헌(省憲)과 형조(刑曹)로 하여금 순군 만호부(巡軍萬戶府)와 함께 그 일을 조사하게 하니, 흥무가 죄를 자백[伏罪]하였다. "가행(可行)과..
물괴(物怪)란 무엇인가 며칠 동안 조선왕조실록의 인기검색어에 물괴가 등장했다. 무슨 이유인지 찾아보니 물괴를 다룬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물괴가 뭐지? 찾아보니 중종실록 중 특이한 사건 하나가 있었다. 『"간밤에 소라 부는 갑사(甲士) 한 명이 꿈에 가위눌려 기절하자, 동료들이 놀라 일어나 구료(救療)하느라 떠들썩했습니다. 그래서 제군(諸軍)이 일시에 일어나서 보았는데 생기기는 삽살개 같고 크기는 망아지 같은 것이 취라치(吹螺赤) 방에서 나와 서명문(西明門)으로 향해 달아났습니다. 그리고 서소위 부장(西所衛部長)의 첩보(牒報)에도 ‘군사들이 또한 그것을 보았는데, 충찬위청(忠贊衛廳) 모퉁이에서 큰 소리를 내며 서소위를 향하여 달려왔으므로 모두들 놀라 고함을 질렀다. 취라치 방에는 비린내가 풍기고 있었다.’ 했습니다. 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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