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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1/태종실록

가뭄에 대처하는 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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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7522일 가뭄이 심해 구언(求言)하니, 대사헌 성석인 등이 상소

 

가뭄이 한 달째 지속되었다. 태종은 신하들에게 구언한다.

 

태종 : 가뭄이 너무 심한데, 내가 덕을 잃은 건가? 종친이 문제인가? 대신이 문제인가? 반드시 가뭄이 온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언관들은 어찌 한 마디 말도 없냐?

 

정초 : 새 법이 매우 많아서 백성들이 모두 원망하기 때문입니다. 마을에 대부분 가난한 자들이 사는데, 연호미를 바칠 때 가난한 자가 부잣집에서 꾸어서 바칩니다.

 

성석인 : 한 달 째 가뭄인데, 생각해보니 효도가 행실의 첫머리입니다. 태상왕에 대한 전하의 효심이 부족하지 않았나 봅니다..

 

안노생 : 노비 때문에 서로 싸우기 때문입니다. 노비를 얻지 못한 자가 분하여 보복하는 게 자손으로까지 이어집니다. 자식이 없는 자가 부잣집 아들을 양자로 들여 노비를 상속하기도 합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다섯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로 부모의 노비를 평균하게 나눌 것, 두 번째로 전처의 아들에게 먼저 노비를 줄 것, 세 번째는 양자에게 모든 노비를 다 주지 말고 차등 있게 나눌 것. 네 번째는 불법 사노비를 국가에 귀속시킬 것, 다섯 번째는 노비 소송에서 진 경우 무거운 죄를 내릴 것.

 

 

신하들은 세금, 효도, 노비를 가뭄의 이유로 꼽았다. 덩치가 컸던 노비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이유는 태종이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였다. 태종은 1년 전부터 연호미를 새로 걷기 시작했다. 흉년에 대비하고자 가호 당 일정액을 할당하였다. 둔전과 별도로 걷었던 세금이었기 때문에 백성들은 추가로 부담을 하는 상황이었다.

 

태조에 대한 효도가 뜬금없이 나온 것 같지만 당시 인식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은 내용이다. 태종도 답답해서 가뭄을 해결할 방법을 신하들에게 물어봤기 때문에, 신하들은 합당할 것 같은 해답을 제시해야 했다. 그래도 태종은 효도 지적에 대해 불쾌하지 않아 했다는 것이다.

 

노비와 관련된 소송은 조선 초 지속적으로 있었다. 만약 노비가 가뭄의 이유였다면 여름 내내 비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조선의 전반적인 문제이기도 했지만 한 번에 쉽게 고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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