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hapter1/태종실록

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노라

728x90

태종 6818일 임금이 세자 이제에게 전위코자 하니 백관이 반대하다

 

태종이 천재지변이 자주 발생하자 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려고 했다.

 

하윤 : 전 임금이 둘인데 또 전위하시면 셋이 되잖아요.

 

태종 : 이미 전왕이 둘이니 셋이어도 상관없잖아. 주나라의 성왕은 어릴 때 즉위했는데 천하가 태평했어. 내 아들에게 전위하는 건데 뭐 어때.

 

갑작스러운 태종의 발언으로 신하들과 궁궐의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일주일 동안 신하들의 반박이 빗발쳤다.

 

성석린 : 어제 다시 생각하겠다고 하셨는데 마음이 안 바뀌셨네요. 세자에게 전위하는 것은 이보다 더 큰일이 없는데 독단적으로 왕위를 물려주는 것이니 불가합니다.

 

조영무 : 전하는 한창 나이에 병도 없으니 전위하실 때가 아니에요.

 

단산 부원군 이무 : 조선을 개국할 때 전하의 공이 커서 계속 왕위에 있으셔도 되는데 왜 빨리 전위하려 하세요? 세자도 나이가 2,30대가 되면 전위해도 됩니다.

 

이조 판서 남재 : 천명과 인심은 둘이면서도 하나입니다. 전하께서 전위하시면 천명을 거역하는 거예요.

 

권근 : 세자가 갑자기 전위를 받으면 버티지 못할 겁니다.. 세자가 장성하고 공부도 마친 뒤에 전위하는 게 맞아요.

 

신하들의 의견을 알리기 위해 황희와 노희봉이 같이 내정으로 들어갔으나, 태종이 진노할까 두려워하여 우물쭈물하면서 몸을 움츠리고 오래도록 감히 아뢰지 못하였다. 태종이 "전위(傳位)하기가 어려운 것을 내 이미 요량하였다."라고 하자 성석린 등의 신하들은 전위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감사해했다.

 

그러나 그날 새벽, 태종은 몰래 국새를 세자궁으로 보낸다.

 

 

다음날

 

 

성석린 : 은밀하게 국새를 옮기다니, 실망했습니다. 도로 거둬주세요.

 

하윤 : 중국에서도 갑자기 전위한다고 하니 나라에 변이라도 생긴 것이 아닌지 의심합니다.

 

이무 : 전에 표전문제가 있었잖아요. 전위하면 황제가 부를 건데 누가 감당합니까?

 

남재 : 태조가 고려의 어보를 받을 때도 공식적으로 했습니다. 어떻게 은밀하게 옮길 수 있어요?

 

신하들의 반발이 지속되었고, 세자도 받기를 거부했다. 태종은 신하들이 세자를 부추긴다고 생각하여 화를 냈고, 내전의 종에게 국새를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신하들은 감히 종들이 국새를 가지러 온다고 반대했다. 설왕설래가 오가며 시끄러워지자 태종은 상서사의 관원을 시켜 국새를 내전에 가져다 놓았다..

과연 이렇게 끝났을까? 이날 저녁 태종은 또다시 몰래 국새를 세자궁에 갖다 놓았다.

 

며칠간 신하들과 논쟁을 벌인 태종은 굳건했다. 그러나 태종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전위의 말이 나온 지 8일 뒤인 826일이었다.

 

태종 : 밤마다 꿈에 어머니가 나온다. ‘너는 나를 굶기려 하느냐?’라고 하시는데 이게 무슨 뜻이지?

 

이숙번 : 어린 세자에게 전위하면 종사가 보전되지 못한다는 뜻이에요.

 

하윤 : 사신 환도를 할 때 전하가 의장을 갖춰야 하는데,, 국새가 없어서는 안 됩니다.

 

태종 : ... 점 쳐보고 계책을 정할게.

 

중국 사신을 환대하기 위해 국새가 필요했기에, 태종은 어쩔 수 없이 승낙했다. 국새를 다시 가지고 왔고, 세자와 신하들은 천세를 불렀다. 태종이 세자에게 전위하려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단순한 변심이었을까? 스트레스에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었을까?

 

 

에필로그

 

 

이후 태종이 덕수궁으로 가서 태조를 만났다.

 

태조 : 이건 하늘이 그렇게 시키는 것이지. 근데 왜 나에게 말 안 했니?? 수염과 머리카락이 벌써 하얗게 됐구나. 갑자기 전위하려는 이유가 뭐야? 내가 죽기 전까지는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구나.

 

태조는 태종에게 큰 잔에 술을 부어 벌주를 내렸다. 이날 태종은 몹시 취하였다.

반응형

'chapter1 > 태종실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가학 역모 사건  (0) 2019.06.07
불교의 특권 무너뜨리기  (0) 2019.06.06
이저는 절대 안됩니다  (0) 2019.06.04
가뭄은 죄가 아니야  (0) 2019.06.03
불상에 절을 하라니?  (0) 2019.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