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하루 만에 두 배로 뛰어버린 용병 마일즈의 가격, 백승수 단장은 마일즈가 바이킹스 단장과 이미 접촉했다는 의심을 거두지 못합니다. 그러나 정작 접촉한 건 펠리컨즈 오사훈 단장이었습니다. 오른손 선발투수가 4명이나 있음에도 마일즈를 탐내는 펠리컨즈 단장에게 백단장이 도발합니다.
백승수 : 내기하시죠, 귀국길에서 웃는 게 누군지
백단장에게 통 크게 90만 달러를 지원해준다는 권상무, 마일즈가 최소 100만 달러를 요구하는 이유는 용병 영입 상한선이 100만 달러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백단장은 마일즈를 설득시키려 합니다. 펠리컨즈는 용병을 작년에 두 번 교체를 했지만 드림즈는 3년 간 교체한 적이 없다던지, 적응하지 못한 용병들의 사례를 들며 마일즈가 선발 투수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재계약시 상한선 무관해지니 지금의 10만 달러 차이는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다고 하죠.
고민하는 마일즈, 그러나 펠리컨즈 단장이 오자 곧바로 수긍합니다. 단순히 10만 달러 차이가 아니었던 것이죠. 결국 다른 용병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마일즈에 이어 그리핀을 찾아가지만 이미 바이킹즈가 선점을 했군요. 다음날에도 용병을 수색하지만 별볼일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기름이 다 떨어져 이동 중 차가 멈추게 되었네요. 정말 길이 없었던 걸까요? 3일 전 마일즈와의 협상이 결렬된 날로 다시 돌아가 봅시다.
숙소에 도착한 백단장은 새벽에 어디론가 가는 통역 로버트 길을 발견합니다. 선수가 아니면 이상할정도로 야구에 대해 많이 알고, 투수손을 가지고 있는 로버트 길은 사실 길창주 선수였습니다. 메이저리그 9승 투수에 국가대표였지만, 국내에선 군대를 피해 미국으로 도망갔다는 인식이 남아있는 그런 선수였죠. 홀로 연습하며 던지는 공은 마일즈보다 더 위력적이었습니다. 백단장은 로버트 길의 사정을 자세히 알고 싶어 했고, 그래서 이팀장에게 뚱딴지처럼 저녁식사 메뉴를 라면으로 고르게끔 했던 것이었습니다.
백단장은 아픈 아내를 두고 돌아갈 수 없었다, 군대 기피자로 낙인찍혀 못 돌아갈 것 같다, 징계를 받아 국내에선 뛸 수 없다는 로버트 길을 설득합니다. 징계는 이미 8년 전에 해제가 됐고 야구협회도 승인했으며 진짜 절실한 이유가 없냐고 백단장은 오히려 되묻습니다. 귀국날 마일즈를 데려간 펠리컨즈보다 주목을 받게 된 백단장과 로버트 길, 곧바로 기자회견에 참석합니다. 마지막에 웃은 건 백단장이었네요. 여전히 두려워하는 로버트 길에게 백단장은 힘을 실어줍니다.
백승수 : 이 까짓 거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기자회견장은 기자들의 날 선 질문들로 가득 찼습니다. 백단장은 논리적으로 감정적인 질문들을 해쳐나갑니다. 군대 기피자로 낙인찍힌 선수를 용서하기란 쉽지 않은 우리나라 정서입니다. 지금까지도 매우 민감한 문제죠. 기자의 마지막 질문이 이를 대변합니다. 지금이라도 군대 가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민호의 투구폼을 가지고 또 싸우는 코치들. 드림즈의 투수인 유민호, 강두기, 장진우는 모두 다른 스타일의 피칭을 보여줍니다. 빠른 공이라고 무조건 좋은 공이 아니고 예상했는데도 너무 빠르니까 몸이 반응할 수 없어서 헛스윙 삼진(강두기), 이런 건 칠 수 있겠다 싶어서 치는데 빗맞아서 땅볼로 굴러가는 공(장진우)처럼 유민호는 강두기의 스타일이 멋지다고 따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투수코치도 이미 알고 있네요. 각자 역할이라는 게 있다고.
화려한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 책임감 있는 가장, 과거를 부끄러워하고 후회하는 사람, 성실하며 야구를 놓지 않은 사람. 로버트 길은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백단장님, 휴머니스트와는 일 못한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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