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두뇌싸움, 속고 속이는 전략배치[롤토체스 시즌3]

롤토체스의 마지막은 상대가 랜덤하게 매칭되지 않습니다. 1등을 둘러싼 상대와의 싸움만이 남아있을 뿐이죠. 단 둘이서 싸울 때 빛이 발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배치입니다. 전략적 팀 전투라는 이름에 걸맞은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어째보면 유일한 지점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4수호자에 3별수호자가 기반인 덱입니다. 주 딜러는 니코와 에코, 아우솔이고 장기전으로 갈 경우 미스포츈이 모든 걸 해결해주죠. 수호천사 아이템을 딜러에게 나눠주면서 풀템을 만들었고, 회전초밥에서 얻은 덫 발톱은 라칸에게 줬습니다.

상대는 6마법사에 3메카 파일럿입니다. 별수호자 아이템을 벨코즈에게 주면서 4별수호자까지 맞췄죠. 상대도 수호천사 2개를 가지고 있고 하나는 메카 가렌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은근 강력합니다. 쓰레쉬가 막 2성이 되면서 장기전으로 갈 경우 벨코즈가 잔뜩 튀어나올 수 있는 판이었죠.

6-6라운드, 마지막 전투를 벌이기 위해 서로의 진형을 스캔합니다. 저는 라칸과 니코, 아리의 위치를 우선적으로 바꿔줍니다. 상대는 메카파일럿이 나오기 때문에 일점사를 해야한다는 판단이었죠. 신드라가 침묵의 장막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에코를 마주보게 합니다. 에코는 잠입자라 침묵의 장막이 먹히지 않죠.

그러자 상대가 곧바로 신드라와 벨코즈의 위치를 바꿉니다. 저는 얼른 조이와 미스포츈을 오른쪽으로 옮기죠. 침묵의 장막이 최대 마나의 40%를 늘리기 때문에 두 명 이상 맞을 경우 치명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전투가 벌어질 때 신드라는 벨코즈 옆에 있었죠. 상대의 대처가 거의 완벽했습니다. 신짜오와 조이가 침묵의 장막을 맞고 시작하는, 저로썬 최악의 상황에서 전투가 벌어졌죠.

전투가 시작되고 기가 막힌 한타가 열렸습니다. 아우솔은 왼쪽으로 회전하며 어그로를 끌었고 그 덕에 상대 조이의 스킬을 맞았습니다. 방해 효과 면역을 패시브로 가지고 있는 아우솔에게는 통하지 않았죠. 에코는 상대 주력 딜러인 벨코즈를 마크합니다. 수호천사가 빠질 쯤 스킬이 발동하면서 골고루 딜을 넣었죠. 조이는 신드라를 마크합니다. 웃기게도 조이가 침묵의 장막을 맞은 덕택에 스킬을 늦게 썼고, 에코의 스킬과 연계가 됩니다. 상대 신드라가 조이에게 스킬을 쓰고 난 직후 조이도 신드라에게 스킬을 쓰면서 러브샷이 되죠. 

이 전투에서 MVP를 뽑으라면 저는 라칸을 뽑겠습니다. 라칸이 재배치 되면서 메카 가렌의 어그로를 끌었고, 딸피 상황에서 적진에 들어가 스킬을 쓰고 죽었죠. 라칸은 쓰레쉬, 아리, 쓰레쉬가 데려온 1성 벨코즈를 띄웠습니다. 메카 가렌이 수은만 아니었더라면 4명을 동시에 띄울 뻔했네요. 아리가 뜨면서 추가적인 공격이 불가했고 쓰레쉬가 데려온 벨코즈가 아무것도 못하면서 상대의 딜러와 탱커가 있었던 센터라인이 붕괴되었습니다.

상대의 배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쓰레쉬와 아리를 동일선상에 배치했기 때문이죠.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투 시작 후 쓰레쉬는 빨간원 오른쪽으로 나옵니다. 쓰레쉬의 공격사거리가 420이라 채찍질을 하기엔 팔이 짧았거든요. 제 자르반4세가 적을 바로 치지않고 돈 것 과 같은 이치죠. 빨간 원 왼쪽엔 벨코즈가 소환되었으니 쓰레쉬 때문에 비어있던 전장이 꽉찼습니다. 라칸의 스킬은 메카 가렌을 무시하고 쓰레쉬에게 들어가죠. 만약 쓰레쉬가 앞으로 나오지 않았더라면 라칸의 스킬은 메카 가렌에게만 들어갔을 겁니다. 그러나 쓰레쉬가 앞으로 나오면서 라칸의 스킬은 노란네모의 범위에 사용됩니다. 결과적으로 쓰레쉬와 아리가 동시에 뜨게되었죠.

신드라를 마크하느라 저도 제대로 된 진형을 짜지 못했습니다. 라칸과 신짜오 사이의 공간이 비어서 전투 시작시 신짜오가 그 자리를 들어갔죠. 자르반4세는 앞으로 가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빙 둘러가야 했습니다. 자르반의 스킬이 공속을 올려주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적을 때렸으면 손쉽게 승리했을수도 있었죠. 니코의 자리도 애매했는데, 니코의 스킬이 자기 주변에 시전되는 거라 메카 가렌에게만 쓰여졌습니다. 만약 자르반을 제일 왼쪽으로 넣고 일렬로 니코, 라칸, 신짜오가 있었다면 더 잘싸웠을텐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