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1/정종실록

개성으로 가자!

르콕 2019. 4. 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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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은 옛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정종에게 2월은 도읍을 옮기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달이었다.

 

우선 제릉으로 간다. 사실 제릉은 미끼였고 주목적은 유후사에 가는 것이었을 것이다. 가는 도중에 태조에게 노루를 선물로 드리기도 했다. 하늘의 기운이 모아지는 것일까, 정종이 수도를 떠난 후 이상한 일들이 나타난다.

 

"뭇 까마귀가 모여서 울고, 들 까치가 와서 깃들고, 재이(災異)가 여러 번 보였사오니, 마땅히 수성(修省)하여 변(變)을 없애야 하고, 또 피방(避方)하셔야 합니다."
"경기 안의 주현(州縣)에는 대소 신료(大小臣僚)와 숙위(宿衛)하는 군사가 의탁할 곳이 없고, 송도(松都)는 궁궐과 여러 신하의 제택(第宅)이 모두 완전합니다."

 

정종은 결국 개성으로 갔다. 본인의 결정이었지만 태조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했다. 환도 이후 태조가 언급한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향수병에 걸린 타지인 같은 약간 아련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처음에 한양(漢陽)으로 옮긴 것은 오로지 내 뜻만이 아니었고, 나라 사람과 의논한 것이었다."
"내가 한양(漢陽)에 천도(遷都)하여 아내와 아들을 잃고 오늘날 환도하였으니, 실로 도성 사람에게 부끄럽도다. 그러므로 출입(出入)을 반드시 밝지 않은 때에 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보지 못하게 하여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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