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hapter1/프로젝트 랜타디

애증의 게임 프로젝트 랜타디 리뷰

728x90

랜덤 타워 디펜스. 스타크레프트 유즈맵으로 유명한 일명 랜타디. 랜덤하게 타워를 지어 쏟아지는 몹들을 잡아내는 게임. 거기에 미소녀를 끼얹는다면? 프로젝트 랜타디를 처음 본 건 2019년 지스타에서 였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음악과 함께 현란한 게임화면은 절 사로잡았죠. 게임 시연은 줄이 길어 엄두도 못 냈지만 이 게임이 발매되면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2020218, 스팀에 프로젝트 랜타디가 등록되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상점페이지로 갔으나 급 망설여졌습니다. 22,000원의 가격은 조금 비싸지 않나 생각했거든요. 스팀평가도 복합적이었고 가격에 불만인 유저들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19일에 찜해놓고 5일을 고민한 끝에 질렀죠. 랜타디 초반에는 엄청 헤맸습니다. 게임을 실행하자 영문으로 튜토리얼을 접했죠. 언어를 바꾸려고 하니 튜토리얼을 꺼야하더군요. 어쩔 수 없이 끄고 영어를 한국어로 바꿨더니 튜토리얼을 다시 할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연습게임으로 걸음마를 배워야했죠. 

일반게임은 228일에 추가된 모드입니다. 그전까지는 무조건 랭크게임을 해야 했죠. 에픽 타워를 향해 달려가던 저는 상대의 몬스터 러쉬에 무참히 패했습니다. 아니, 애초에 타워디펜스 게임인데 왜 상대를 공격하는 게 있냐는 궁금증과 함께 답답해했죠. 게다가 게임 템포도 빨라서 한창 타워를 짓고 있노라면 몬스터가 쏟아졌습니다. 이때가 브론즈 시절, 랜타디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도 없던 시기이자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브론즈를 벗어나지 못하며 억울해하고 있는 와중에 트위치의 한 랭커 방송을 보기 시작합니다. 이어서 유튜브를 찾아보고 기초적인 지식을 배웠죠. 중요 타워들, 타워들의 속성, 레벨업 시기, 공격 몬스터 보내는 시기 등등... 골드 몬스터조차 제대로 잡지 못해 피가 깎이던 처참한 실력에서 벗어납니다. 게임을 할수록 상위권에 들고 1위도 몇 번 하니 브론즈에서 실버로 등급을 올리게 됩니다.

랜타디는 재밌습니다. 타워를 짓고 합성하는 맛이 있죠. 미남, 미소녀들이 잔뜩 있지만 이건 크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타워가 예쁜지를 따지는 것보다 어느 타워가 좋은 특성을 가졌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뽑으니까요. 예를 들어 레이즈가 예쁘다고 레이즈만 잔뜩 뽑지는 않죠. 게다가 게임에서는 타워들을 오버뷰로 보기 때문에 타워 짓는 데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배경음악도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죠. 웅장하면서도 비장한 느낌이 좋습니다. 

신규유저에게 진입장벽은 솔직히 높진 않습니다. 저도 스타 랜타디를 안했었기 때문에 랜타디의 개념을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매우 큰 진입장벽이 있는데, 바로 구매입니다. 얼리엑세스임에도 2만원을 투자해야하는 번거로움은 신규유저조차 접근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스팀평가마저 복합적인 상황에선 구매하려다가도 멈칫하게 되죠.

랜타디는 동접자 수가 300명 남짓 되는 게임입니다. 게이머 풀이 적기 때문에 웃지 못 할 상황이 많이 발생하죠. 브론즈와 골드가 같은 게임에 잡히고, 실버와 플레티넘, 심지어 다이아까지 같은 게임에 잡히더군요. 업데이트 돼서 매칭시스템이 약간 고쳐졌지만 최근까지도 골드1과 다이아4가 같은 게임에 잡혔습니다. 5단계가 넘는 랭크 차이가 무색하게 느껴지면서 낮은 티어 게이머로써는 박탈감마저 느낍니다. 제가 골드1일 때 플레2명과 다이아3명이 같은 큐에 잡혔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 게임은 6등을 했죠.

그래도 꾸준히 랭커의 플레이를 보니 어느 정도 실력이 올랐습니다. 골드를 벗어나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제가 플레티넘을 달았으니까요. 어느 게임이든 플레티넘 정도면 괜찮지 않나요? 그럼에도 저는 랜타디를 잘한다고 감히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 운적인 요소가 너무 많아요. 유니온, 데믹, 엑시스에는 에픽 타워가 각각 2명씩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에픽 타워를 3명 만들면 시너지효과를 얻게 되죠. 랜덤 타워 디펜스답게 에픽 타워는 랜덤으로 나오는데, 만약 2/2/2/2/2/2명씩 나온다면? 그 판은 무조건 하위권입니다. 레벨업을 몰아줄 수도 없고 에픽 타워를 팔 수도 없고 짜증납니다. 누구는 6네트라인데 나는 잡탕이다? 져야죠.

랭크게임이 짜증나고 힘들어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게임은 큐를 돌려도 사람이 안모이고, 그렇다고 사람들을 모아 친선전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가끔씩 열리는 토너먼트는 재밌지만 초창기엔 한꺼번에 인원이 몰려 터진 적도 있었죠. 돌고돌아 결국 랭크게임인데, 6위하면 20점은 기본이고 1등해도 점수가 많이 오르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상위티어부터 하위티어 유저들은 공통된 불만을 가지고 있죠. 랜타디 공식카페와 디스코드가 있다곤 하지만 활성화되진 않은 것 같고, 게임 가격을 인하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대책 없이 신규유입이 점차 줄어들면 하는 사람만 하게 되는 게임이 되겠죠. 

랜타디는 얼리엑세스이기 때문에 포인트를 쌓아 프리패스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타워의 소환 보이스나 프로필사진, 스킨, 이모티콘, 전장 등을 얻을 수 있죠. 최종보상이 천공의 레지나 타워스킨인데 꽤나 멋집니다. 정식출시 전까지 빠르게 얻고는 싶은데 막상 포인트를 쌓으려면 주간미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물음표로 점철된 히든미션을 깨야한다는 소리죠. 최근 유저들은 히든 미션을 깨기 위해 티어를 낮추는 위험을 감수했습니다. 에픽 타워 없이 1등이라는 특이한 히든 미션 때문이었죠. 이 히든미션을 깨지 못한 유저들의 티어는 점점 낮아져 브론즈 생태계가 한때 난리가 난적이 있었습니다. 업데이트로 히든미션을 모조리 바꿔버린 뒤에야 잠잠해졌죠.

여러 가지 불만사항을 가진 채 티어에 목숨 걸고 골드에서 플레티넘으로 가려고 아등바등 게임하던 게 며칠 전이었습니다. 랭크게임에 지쳤어요. 곧 업데이트 될 싱글도전모드와 듀오모드를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지쳐서 쉬엄쉬엄 하려고 했는데, 이 글을 적고 있는 동안 랜타디 공식 카페에 운영진의 공지가 올라왔네요. 최근 공식카페에서 유저들의 성토가 빗발쳤는데 그에 따른 피드백인가 봅니다. 이러면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잖아요? 정식 출시 전까지 많은 유저들이 즐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 필요 없고 같은 티어끼리만 매칭 되었으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