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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1/일상

장례식장 빈소에서 빈객이 과도한 음주로 난동을 부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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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런 친족이나 지인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을 슬픔으로 몰아갑니다.

 

비보를 전해 들은 사람들은 장례식장으로 향하지요.

 

고인에 대한 예의를 표하고 상주와 인사를 나눈 후 의례적으로 식사를 합니다.

 

식사와 함께 빠지지 않는 것이 술인데, 늘 적당히 먹으면 좋지만 과할 경우 독이 됩니다.

 

지인의 죽음이 너무나도 통탄스러워서 술을 연거푸 마시면 어느샌가 지금의 현실이 꿈만 같이 느껴집니다.

 

억울함, 외로움, 답답함... 이 모든 감정들이 표출되며 슬퍼하죠.

 

다 이해합니다. 어느 누구라도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같은 감정일 테니까요.

 


 

그러나 장례식장은 혼자만 오는 곳이 아닙니다.

 

술을 거듭 마실수록 남아있는 것은 큰 목소리로 아무 말이나 지껄여대는 인사불성이 된 본인밖에 없습니다.

 

많은 조문객들이 오고 가는 공간에서 혼자 저러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 사람이 누구 건 간에 ‘술 처먹고 난동 부리는’ 어느 한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겁니다.

 

이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공손한 말로 잘 타이르면 곧잘 수긍하고 자리를 떠납니다.

 

문제는 악질들이 꼭 있다는 겁니다. 빈소가 시끄러운 와중에도 한 편에 앉아 끝까지 남아있어요.

 

상주와 친척들이 불편해하니 이제 그만 가시고 다음날에 오시라고 해도 귓등으로도 안 듣습니다.

 

발인하는 날까지 빈소를 떠나지 않겠다, 고인이 가는 길 내가 끝까지 옆에 있겠다.

 

한 두 번 귀가를 권유해도 알겠다고만 하고 그대로 자리에 남아있습니다.

 

 


 

이런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우리는 ‘권위’에 힘을 빌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나 나서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우선은 빈객의 일행에게 데려가라고 부탁을 해봅니다.

 

일행이 없을 경우 상주가 타이릅니다. 그러나 이런 분들은 말리는 사람이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다고 생각되면 가차 없이 반말과 욕설이 쏟아집니다. 만약 상주가 어릴 경우 친척들 중 제일 연장자에게 부탁을 해야 합니다. 같은 말도 20대가, 30대가, 50대가 하면 각각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빈객의 연령대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분들이 타일러야 효과가 있을 거예요.

 

화를 내는 것은 상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빈객의 화를 돋우어내 여러 가지 욕설을 들을 게 뻔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온순한 말로 타일러야 합니다.

 

손님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빈소를 정리할 때가 되면 그들도 눈치를 챕니다. 이때 다시 한번 귀가 권유를 합니다. 만약 계속 있겠다고 할 경우 장례식장에 비치된 휴게실 같은 공간으로 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러면 끝이냐고요? 아마 저런 분들은 발인하는 날까지 빈소에 출몰할 겁니다. 최대한 무사히 지나가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어요.

 

정작 발인일이 되면 조용합니다. 끝까지 지킬거라던 다짐은 어디가고 눈뜨고 찾아봐도 없죠. 겉으로만 지인 흉내를 낸 것일뿐입니다. 무사히 지나가니 힘들어도 조금만 참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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